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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on / Canon EOS-1D Mark II N / 2008:09:16 / 17:12:27 / 1024x683 / F5.6 / 1/500 (0.002) s / ISO-100 / -1.67EV / Flash not fired / 200mm / 8mm


♤ 내 안의 가을

                 山海/김유선


가을 바람 무심히 지나가면
어느새 인생도 가을
중년에 길목에서
내 안의 가을 소리를 듣는다
심장의 떨림소리로
또 다른 내 안의 가을을 느끼고 싶다

이른 봄 양지 바른 곳에 노랑 꽃으로 인사하던 민들레는
파란 하늘 가슴 열고
흰머리 풀어헤쳐 가을로 흩어지고
내 안의 나도 조금씩 조금씩 가을 속으로 여행을 한다

한 번쯤은 내 안에 꿈틀거리는
숨소리를 듣고 싶고
까칠 어진 내 모습
살며시 보듬어 따뜻한 마음
혈관 속으로 스며들 것도 같은 내 안의 가을

홀씨 된 민들레 바람결에 나부끼듯
내 안의 가을은 사랑이 아니어도 좋다
그냥 작은 내 가슴에 있는 또 다른 내가
행복의 뜨락에서 거닐 수 있다면
말없이 웃음 지으며
그저 나 자신을 바라만 봤으면...

작은 명경 속으로 내안의 나를 비추어보면
늙어가는 이마에 한 주름 그어진
세월이 씁쓸히 웃고 있지만
내 안의 가을은
가슴 두근거리는 또 하나의 설렘이 있다

그래서
늘~ 내 안의 난
가을 숲을 거닌다
숲 길을 산책 나갔다가
풀숲에 숨은 밤알을 줍듯
내 안의 가을에 보석처럼 빛나는

그리움 하나
설레임 하나
그리고,
사랑 하나 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