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지나가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는데....
삶들은 무엇이든 소유하기를 원한다.
눈을 즐겁게, 귀를 즐겁게, 마음을 즐겁게 해 주는 것이면 가리지 않고
남의 것이기보다는 우리 것으로,
우리 것이기보다는 내 것이기를 바라고, 나아가서 내가 가진 것이 유일하기를 원한다.
인간이기 때문에.......
소유한다는 것은 머물러 있음을 의미한다.
모든 자연을 보라.
바람이 성긴 대숲에 불어와도 바람이 가고 나면 그 소리를 남기지 않듯이,
모든 자연은 그렇게 떠나며 보내며 산다.
하찮은 일에 너무 집착하지 말라.
지나간 일들에 가혹한 미련을 두지 말라.
그대를 스치고 지나는 것들을 반기고 그대를 찾아와 잠시 머무는 시간을 환영하라.
그리고 비워두라.
언제 다시 그대 가슴에 새로운 손님이 찾아들지 모르기 때문이다.
2005 1 20
- "채근담"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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