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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그럼 못 걷는거야?

久色 2006-01-12 05:08:07 3






나 그럼 못 걷는 거야?

아이야,
어리고 어린 네가 어찌하다
휠체어에 쓸쓸히 앉아 있구나.
척추를 다쳤느냐
걷지를 못하는구나.
그랬구나
네가 바로 그 애구나
환자맞춤형 줄기세포가 만들어지면
내 자식도 일어서게 해달라고
난자를 기증했던 엄마의 아들
네가 바로 그 애구나
그런데 어쩌니
그게 아니라는데...
내년 쯤 아니면 내후년 쯤
걸을 수 있다던 너의 꿈을
어쩌니
그게 아니라는데...

	아이야,
그래서 고개마저 꺾고 있느냐
일어서는 연습마저 포기했느냐
포기하지 말거라
슬퍼하지도 말거라
나 이제 못 걷는 거냐고
어른들께 보채며 매달리지 말거라
너는 지금껏 잘 걷지 않았더냐
희망을 힘차게 걸어오지 않았더냐

	아이야, 
네가 걸어온 어제까지 그대로
오늘도 희망을 걸어가거라.
걷다보면 아이야
내일이 보일 테고
내일이 우리들의 희망이란다.

		시  :장 시 아
사진:久色
	
David Lanz and Gary Stroutsos 의 “Soliloquy”